짙게 깔렸던 어둠이 서서히 걷혀지며
연화리 앞바다는 가쁜 숨을 헐떡인다.
바람은 머리카락 휘날리며 따갑게 낯을 스치고
붉게 물든 바다를 들썩거려
올록볼록 오랑대 바위결에
하얀 거품을 한아름씩 토해낸다.
그러나
바다는 한가로워 보인다.
고깃배가 통통거리며 바쁜 걸음을 하고
붉게 물든 하늘엔 갈매기가 고요히 날개짓을 하며
머얼리 잔잔해진 모습으로
수평선을 그린다.
세상을 잠재운 고요가 머물고 있을 때
천리길 뚫고서 도달했던 곳
불빛이 여기저기 반짝이고
거친파도의 숨소리가 가쁜 숨을 몰아치며
어두침침한 밤을 스스로 깨운다.
하늘과 바다가 띄워져 있지 않던
덧칠하듯 까맣던 동남해의 시련으로
희미하게 붉은 파스텔 색상이 입혀진다.
헐떡이던 바다는
하얀 물거품을 연신 토해내고
대양의 거친 풍파를 견뎌낸
오랑대의 실체가 존재감으로 각인될 때
금빛 불기둥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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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왕암 일출
쏴아~ 쏴아~
철석~ 철석~
파도소린 여전한데
떠 오르는 장엄한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운집한 관중과
울산시 동구청에서 주최하는 공연의 화려함에
이제 새해가 시작되는 아침이 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출렁이는 파도의 수평선 너머
붉은 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축하 불꽃이 하늘을 수 놓는다.
곧 이어
운집한 군중들의 술렁임이 일고
우와 !!!
함성이 터진다.
동해바다 푸른 물결을 뚫고
신라의 혼이 살아있는 대왕암의 웅장한 바위결에도
장엄한 붉은 빛의 햇살이 비추어진다.
함성은 더욱 커지고
햇살은 더 높이 떠 올라
2013년의 시작을 찬란히 그려 놓는다.
거므스레한 뚝방에 올라서니
희미하게 찰랑이는 호수와
검은 빛으로 가득 채워진 세상 속
이따끔씩 물고기 뛰는 첨벙소리에
늪의 적막은 깨뜨려지고
예서 제서 끼룩대는 잠에서 깬 물새소리
까맣게만 보이던 산봉우리 위로
마알갛게 열려져오는 하늘 빛
여기는 땅
저기는 물
바빠지는 호숫가
물새 깨어 이리 날고 저리 날고
호수 물빛 곱게 물들어 질 때
삐그덕 삐그덕 노젖는 고깃배 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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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 해가 뜨다.
물새들이 깃털세워 물첨벙하고
물안개 푸시시시 사그라질 때
바알간 빛 여기 저기 물빛 그으며
동녘에 움터 오르는 불기둥 하나.
검게 그을렸던 우포의 늪에
발그레 금빛이 머물러지고
엎어 둔 통발 쪽살 잘게 쪼개며
어부의 뱃전에 내려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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