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까아맣게 물들어
세상을 잠재우고 고요를 머금는다.
보일듯말듯 희끄므레한 바다에선
연신 철석이는 파도가 거품을 품는다.
새해 일출을 맞이하는
들썩이는 분위기 속의 울산대왕암
구청에서 마련한 일출축제가
서서히 무르익어
울산대왕암의 고요는 사라지고
확성기 소리 요란하다.
안내소리에 맞춰 펑펑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형형색색 바다위로 솟구치는 불꽃
와! 와! 감동의 감탄사 소리는 대왕암을 덮친다.
까아만 하늘에 그리는
불의 그림은 2013년을 더욱 밝게 비추어준다.
까아만 밤으로 이어지고
하늘엔 별빛이 초롱초롱대는 이른 새벽에
덜 깨진 눈을 부비며 밤을 열어간다.
구비구비 돌아 고갯마루에서 짐을 꾸려 하얗게 갈라진 산길을 오른다.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낙엽 밟히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산길을 오르면
숨은 턱밑에서 헐떡인다.
어느덧
희뿌연 하늘이 보이고 곧게 뻗은 고속도로의 불빛과 자동차의 굉음이 귓전을 때린다.
나보다도 더 부지런한 진사들이 먼저 포인트를 잡고 늘어서
그 사이를 삐집고 들어가 간신히 삼각대를 세운다.
점점 더 밝아져 오는 동녘하늘에 붉은빛이 감돌아 간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큰 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