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이 깃들어진 새벽공기를 뚫고 검은빛으로 가득찬 구봉산 기슭에 다가선다.
손전등 움켜쥐고 배낭을 질끈 메고 뚜벅뚜벅 한발자국 두발자국 옮길 때마다 어디선가 바스락거리는 공포가 엄습한다.
그러나
역시 새벽공기는 상큼하다.
찬바람이 일기는 하지만 말끔하게 정돈된 창공의 넋을 제일 먼저 움켜 쥐는거다.
돌멩이 뒹구는 자갈밭을 지나 깔끔히 가꿔진 철계단을 한칸 한칸 뒤로하다보니 어느새 머리 위 나무사이로 하얗게 날틔우는 뽀얀빛이 보인다.
이제 더욱 힘을 내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정자에 올라 길게 한숨 내 뱉고 삼면이 탁 트인 구봉산 제1포인트에서 하루를 맞이한다.